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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인터넷 은어 "무적" 인간 (히키코모리 최종 단계)

재난/해외댓글 및 정보

by 덱스트 2020. 12. 5.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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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본에서 노답 인생을 종종 넷상에서 무적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 식으로 쓰면 앰생(어원이 나쁜건 알지만 어감 대체가 안 되어 그냥 쓰겠습니다), ㅎㅌㅊ인생 등

거친 표현으로 대체할 수 있을 만한 자조적인 표현입니다.

 

왜 "무적의 사람(無敵の人)"인가 하니,

 

고립되어 가족도, 직장도, 친구도, 애인도, 돈도, 무엇이든지 다 없고,

사회에서 잃을 것이 없으니 겁날 것도 없고 목숨도 안 아깝고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

그래봤자 난 아무것도 잃지 않으니 데미지도 없다. 

= 즉, 무적이다.

 

라는 것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강간, 무차별 살인 등 중범죄를 저지를 생각을 하면

사회적으로 잃을 것이 있고 지킬 게 있어 때문에 망설이겠지만 난 망설일 부분이 없다. 

위험 상태에 있다, 같은 위악적인 셀프 경고의 의미를 담은 말이기도 합니다.

 

"인생에 잃을 게 없기에, 자포자기해서 어떤 범죄든 저지를 수 있는 심리 및 행동상태"라고 요약 가능하겠습니다.

 

2019년 이후 새로운 사회문제를 다루는 은어이기도 하네요. 

기존의 니트족이나 히키코모리 문화 등을 넘어서 완전한 루저층을 다루는 표현이 또 생겨난 것입니다.

 

1세대 히키코모리(引き籠もり)족은 부모가 넣어주는 밥을 받아먹으며 방에 틀어박혀 있는 이미지였지요.

외출도 하지 않고, 사람도 만나지 않고, 돈도 벌지 않고 PC앞에 앉아 늙은 부모에게 음식만 받아 먹는 모습 등으로 묘사 되었습니다.

당시에도 사람들이 걱정한 게 있습니다.

 

이런 히키코모리들의 부모가 죽고 나면 그들은 어떻게 되나?

 

그 답이 이제 사회현상으로 돌아오고 있는 듯합니다.

 

현재 1세대 히키코모리들은 40대 후반에 접어들었고

그들의 부모 세대는 노환 등의 이유로 세상을 떠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상에는 자칭 "무적"인 사람들이 늘고 있지요.

 


   무적 인간들의 이미지!

  • 머릿속으로 중범죄를 꾸민다
  • 남의 인생이 망가지기를 기도한다 (피해를 입지 않았거나 관계 없는 상대여도, 심지어 친절을 베푼 상대에게도)
  • 하루종일 인터넷을 들여다보고 악플을 단다
  • 사소한 떡밥에도 과반응하여 남에게 집요하게 넷테러한다
  • 과도한 증오와 공격성
  • 주로 중년 남성
  • 여자를 가져보지 못한 것에 피해의식
  • 범행 동기는 원망, 짜증, 대상은 아무나

 


무적 사람은 취업 빙하기 희생자 중에 많습니다.

 

일본에는 소위 '잃어버린 세대'라는 것이 있는데요. (일전에 포스팅하였습니다.)

 

그들이 히키코모리였을 때 돈도 없고, 사회적 지위도 없지만,

히키코모리에게는 부모가 있습니다. 이 부모는 억제력이 있습니다. 

 

부모가 없어지기 전까지도 은둔형 외톨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삶의 이유를 찾지 못한 히키코모리들이 앞으로 10년~15년 정도 지나면 더 많아진다고 합니다.

 

그럼 그들은 50대의 나이로 처음 구직을 시작하게 되는데요.

이 사람들이 구할 수 있는 직업은 경비원 등 비정규직이며 정규 고용 기회는 전무합니다.

 

나이 든 히키코모리들은 노후 자금도 없고 아무 준비도 없는 상태에서 사회에 나오게 되지만 

포기하고 집에 다시 틀어박히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그리고 한창 일할 30대, 40대의 나이에 백수로 생활 보호 수급으로 살아갑니다.

 

 

 

아오바 신지의 모습

 

교토 애니메이션 방화 습격범 아오바 신지가 전형적인 "무적" 사람의 예로 자주 언급됩니다. 

 

직업 없이 히키코모리로 살아왔던 그는 "나는 잃을 것이 없다", "세상에 아무리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 있다." 등의 진술하며 자포자기한 의식을 드러내었는데요. 

 

그가 "죽어라" 외치며 테러를 가한 것 때문에 쿄애니에서는 68명의 사상자가 나왔습니다.

 

 

 


범행 동기가 "원망" 또는 "짜증"이며 타겟이 "아무나"인 사건들 (2010년 이후)

 

교토 애니메이션 방화 사건 2019/7/18

가와사키 살상 사건 2019/5/28

2018 년 도카이도 신칸센 차량 살상 사건 2018/6/9

쿠마 연쇄 살인 사건 2015 / 9 / 14 ~ 16

카시와시 연속 괴한 살인 사건 2014/3/3

마쓰다 본사 공장 연속 살상 사건 2010/6/22


 

일본 사회에서의 분석을 보면 

무적 인간들은 최소한의 생활 밖에 할 수 없는 사람들이며,

거기에서 오는 절망에 가까운 마음, 기간이 길수록 더 크게 누적된 부정적인 에너지, 원한을 공유합니다.

 

따라서 어떤 작은 계기로도 언제든 범죄 실행으로 이어질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불명예를 느끼지 않고, 사는 것에 집착하지 않으므로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 만한 억제 요인이 없습니다.

 

많은 범죄전문가들이 인간이 범죄를 저지르는 이유는 별 것이 없다,

그냥, 해도 되기 때문에 하는 것이고 그래서 사회가 잡아주는 구속력이 중요하다는 말을 합니다.  

 

원래 히키코모리, 은둔형외톨이를 다룰 때는 꼭 이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아니다.

편견을 거두자, 같은 캠페인도 많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무적 인간의 경우 상당수가 항상 범죄 충동을 느끼며 

참고 있을 뿐이며 자살하기 전에 한번은 무차별 살상을 해보고 싶다고 대답한다고 하니

그 심각성이 느껴집니다.

 

서양에도 요즘은 인셀 문화라는 것이 있고(비자발적 독신주의자 남성들의 하위 문화)

그들의 박탈감이 범죄로 이어지기도 하는데요.

 

이제 일본에서는 이 '무적의 사람'들과 어떻게 마주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될 때를 맞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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