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국제수로기구(IHO)와 동해·일본해 표기, 한일 중 승자는 누구? (동해 병기 운동의 결말)

재난/해외댓글 및 정보

by 덱스트 2020. 11. 27. 18:34

본문

 

우리나라는 그간 해도에 '동해 병기'를 위해 1997년부터 노력을 계속해왔습니다. 한국의 주장은 Sea of Japan과 East Sea를 병기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이 싸움의 결론이 최근 났습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새로운 해도에서는 지명 대신 고유식별번호를 쓰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이제 일본해, 동해 표기 대신 중립적인 숫자로 표기하게 된 점을 들어 '동해 병기' 전쟁에서의 승리를 선언했습니다. S-23이 새 표준으로 이행됨에 따라 '일본해 명칭'의 지위가 격하됐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그런데 일본에서도 같은 결과를 두고 자신들의 승리를 선언했네요. 어떻게 된 일일까요?

 

 

 

1. 국제수로기구와 "해양과 바다의 경계"

S-23에서 S130으로 바뀌게 된 사정은?

 

한국과 일본의 동해를 둘러싼 명칭 논쟁은 벌써 20년이 넘은 일입니다. 2011년에는 미국 해상 기관에서 "일본해" 단독 사용을 권하는 일이 있었죠. 세계지도의 70%이상이 해당 지역 바다를 "일본해"라고 합니다. 사실상 IHO총회에서 한국이 유리했던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바다의 이름 문제와, 독도 섬, 한일 영토 분쟁은 골치 아픈 문제였고, 우리나라는 꽤 힘든 싸움을 해왔습니다.

 

국제수로기구 IHO도 그간 골치가 아팠고 이번에 꺼내든 수는 '고유식별번호' 도입. 즉, 바다의 명칭 자체를 없앤다는 안이었습니다. 동해병기 운동은 기존의 표기인 S-23을 개정하기 위한 싸움이었는데, S-23을 개정하는 대신 디지털시대를 맞아 새 표준 S-130을 도입하기로 한 것입니다.

 

 

2. 한국의 주장 "일본해 단독 표기를 주장했던 일본은 지위를 빼앗겼다."

 

한국에서는 한일 외교전서 한국 '판정승' 과 같은 기사가 차례로 올라왔습니다.

 

원래 30%도 되지 않았던 동해 표기, 또는 병기 지도가 40%까지 올라왔으며, '일본해' 표기를 공식 지위에서 밀어낸 것 자체가 대단한 외교적 성과라는 것입니다.

 

또 이와 같은 IHO의 결정은 한국의 국제사회에 대한 동해 홍보전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그간 동해vs일본해 싸움 때마다 일본에서는 계속 해도상의 공식 표기인 S-23을 들어 유용한 반박카드로 써먹어 왔기 때문에 이게 무력화된 건 앞으로의 싸움에서 한발 전진했다는 뜻이기도 하죠.

 

따라서 한국에서는 숫자로 대체하는 해도 제작 방식을 지지했다고 합니다. 북한, 미국, 스웨덴, 캐나다도 동의했구요.

 

한국과 일본 사이의 바다 이름은 그간 쭉 sea of japan으로 통용되었기 때문에, 숫자로 바뀌는 건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앞으로도 홍보전이 계속 있어야 하겠지만요. 한국에서는 앞으로 일본의 주장을 약화할 수 있을 것을 기대하며 이번 결정을 환영하고 있습니다.

 

 

 

3. 일본의 주장 "동해라는 표기는 S-23, S-130 양쪽에서 다 영원히 사라졌다."

 

반면 일본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완패! 동해 표기가 세계에서 사라지는 이유 등의 기사가 잔뜩 올라왔지요.

 

일본의 주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지금까지 S-23에서 유일한 명칭으로 일본해를 사용해왔고, 그 기록 자체가 영원히 남는다. 동해 병기 주장이 받아들여진 부분은 하나도 없다. 일본이 지위를 빼앗겼다는 해석은 아전인수격이며, S-23에서는 일본해, S-130에서는 숫자 표기되는 것이 현실이다. S-23의 일본해 단독 표기는 앞으로 더 이상은 새로 쟁점이 안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한국이 집착하는 "동해"라는 명칭은 S-23에서도, 앞으로의 S-130에서도 사용할 수 없다. 동해 표기는 세계에서 사라지는 것 뿐이다. 또 향후 S-130이 새로운 표준이 된다 해도, S-23을 완전히 폐기하고 법적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금지하라는 말은 전혀 없다. 그러니 대체로 세계에서는 새로운 "번호"는 번호대로 쓰고 "명칭"은 명칭대로 "일본해"로 쓸 것이다. 

 

어떤가요? 어쨌든 일본에서는 또 자신들 나름으로 승리를 선언했습니다.

 

일본 국민들 입장에서도 웃긴 주장이 있는데요. "원래 일본이 없다면 그 바다는 태평양이다." 입니다. 일본이 있어서 분리된 바다라는 거죠. 아날로그판에서는 지금대로 표기로 지속될 거고, 숫자판 디지털판이 추가될 뿐인데 자신들이 이겼다는 것이죠. 

 

 

 

4. 결론 : 앞으로의 외교전이 더 중요하다

 

결국 이번 결정은 무승부에 가깝습니다. 향후 양쪽 다 유리하게 이용할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면 베트남에서는 "동해"로 단독 표기하고 있는데 이건 우리 정부의 외교 성과 중 하나라고 볼 수 있겠죠. 일본에서는 귀찮다, 번거롭다 등 회피적인 반응을 보이며 대응에 좀 망설이는 부분이 있는데 한국 정부에서는 그점을 잘 파고 들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러니 누가 더 열심히 외교전에 임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어떻게도 변할 수 있겠다고 하겠습니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