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울퉁불퉁 자연석 위에 기둥이 놓일 때가 있죠.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보고 돌에 나무가 박혀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박을지는 몰라도 아무튼 그럴 거라 생각하는 것이죠.
그런데 사실 이것은 자연석의 요철에 맞게 나무를 깎아내서 올린 것입니다.
자연석을 초석(주춧돌)으로 쓰는 걸 덤벙주초라고 하는데
자연석의 울퉁불퉁한 요철에 맞게 기둥 밑을 그랭이질해 맞춘다고 합니다.
그랭이질이란?
재료와 재료가 맞닿을 때 한 쪽의 모양대로 형태를 따서 경계면을 맞춰 주는 것
한옥 건축에서는 V자로 벌어진 대나무제 도구 한쪽 끝에 먹을 묻히고
한 쪽은 울퉁불퉁한 자연석에 대고, 먹을 묻힌 쪽은 기둥 옆면을 따라 돌려주어
윤곽을 딴 다음 끌로 깎아내는 작업을 하는데 이것이 그랭이질입니다.
(실사)
'그랭이'는 돌에도 적용 가능합니다.
아랫돌 윤곽에 따라 윗돌을 깎아서 맞추듯이 건축하는 공법인데
불국사에 쓰인 것으로도 유명하다네요.
주의 깊거나 관심있게 본다면 일찍 알아챘을 수도 있지만
실제로 대부분 돌 속에 기둥이 박혀 있다고 착시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가 관련 연구를 하기도 했습니다.
↓ 출처: http://www.astronomer.rocks/news/articleView.html?idxno=88936
연구자가 국내의 다양한 덤벙주초 사진들을 찍어와서 보여주었더니
대부분 '기둥이 주춧돌에 박혀 있다'고 착시를 보고했고,
주춧돌 표면이 울퉁불퉁할수록 나무가 돌 안에 박혀 있다는 생각은(착시는) 강했다고 하네요.
이렇게 내추럴한 자연석을 쓴 덤벙주초는 민가와 사찰 건물에,
주춧돌이 반듯하게 다듬어진 정평주초는 궁궐 건물에 많이 쓰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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