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프리랜서는 5월에 작년 종합소득세를 신고한다.
이 자료가 11월 전에 건강보험공단으로 넘어간다.
국민연금 등 조정통보를 이때 받게 된다.
(예시)
2021년 총 1천만원을
2022년 총 3천만원을 벌었다.
2023년 11월 기준 총 9백만원을 벌었음
이 경우 이 사람은 평소 프리랜서로는 월 100도 못 벌던 쪼들리는 사람이고 2022년 수익도 사실 운좋은 단기수익 위주였을 테니 사정 펴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겠죠. 특히 예술인 등 불안정한 직군이라면 솔직히 빚 값거나 그간 생활비 쓰느라 빌려있던 것 청산하고 꼭 필요한 물건 사고 하느라 2022년에도 저금은 별로 못했을 것이고, 2023년에도 다시 수익이 줄어 여전히 힘듭니다.
그러나 2023년 11월, 이분은 십O만원 수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합치면 30만원 이상)을 내라는 통보를 받게 됩니다.
2022년 소득이 올라간 것을 2023년 11월에 조정하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몇십 벌어 밥도 못 먹고 연금만 다 내야 하는 상황이 오는 것입니다.
얼마 동안? 1년 동안.
2024년 10월이 끝날 때까지, 더 벌어서라도 이 벌금같은 돈을 내야 합니다.
그래서...
해촉증명서란 "내가 더 이상 그 회사 일을 하고 있지 않다" 라는 증명입니다.
현재는 그곳에서 돈 받지 않고 작년 수입 올해까지 이어지지 않고 있다.
(프리랜서는 항상 이 서류를 받아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존에 이 서류로 조정을 받을 수 있는데요.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소득활동의 중단(폐업, 휴업, 퇴직, 해촉 등) 사실이 확인된 경우 증명을 통해 조정 가능하다.
이 중 프리랜서는 휴업, 폐업이 없으니 오직 해촉을 증명하는 걸로만 조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해촉을 증명할 수 있는 경우 공단에 전화하고 해촉증명서를 업체별로 떼어
팩스로 제출하는 경우 조정받을 수 있습니다.
아예 소득활동이 전체 중단, 0인 경우 국민연금 납부 유예도 가능합니다.
■ 그런데 소액의 소득이 발생한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내가 웹툰 연재를 한다든지, 음원 수익을 얻는다든지, 지속적으로 적은 유료 수익 (몇 천원일 수도 있습니다)을 정산받고 있다면 어떻게 해촉을 증명합니까?
사실상 연재는 끝났고 이 돈들은 내 생계에 도움이 되지도 않습니다.
그냥 작품을 걸어놓았고 공개하는 정도의 의미밖에 없습니다.
또 나는 작년에 여러 업체와 일을 했을 것입니다.
이 경우 어떤 업체들은 해촉증명서를 해주고, 어떤 곳들은 해주지 않습니다.
일부 업체는 해촉이 되었고 또 일부 업체와는 아직 일을 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소득활동의 중단'이라고 보기에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건강보험 공단에서는 '지속적인 소득활동'으로 보이는 순간 조정대상이 아닌 것으로 최근 밝혔습니다.
매년 반복적으로 해촉증명서를 제출하는 경우는 국세청과 연계하여 다시 조정하겠다는 것입니다.
즉 이런 경우는 받아주지 않겠다고 대대적으로 밝히는 중입니다.
해촉증명서를 내놓고, 그 해촉증명서를 낸 기업에 바로 재계약하는 경우.
다른 사업장에 위촉되어 계약하는 경우 등도 다 원칙적으로는 예외라고 합니다.
즉 이제는 안 받아주겠다는 것이죠.
■ 또 하나의 변수, 보험료 소득정산제도 (2023년 11월부터)
또한 2023년 11월부터는 보험료 연말정산제도를 지역가입자에게도 적용합니다.
예컨대 11월에 해촉증명서로 소득조정을 신청한 경우, 우선 기존과 같이 보험료를 조정해줍니다.
여기까지는 예년과 같습니다.
그러나 이번부터는 다음해 2024년 11월,
다시 받은 국세청 확정소득으로 '재정산'하게 됩니다.
즉 2023년 11월에 해촉증명서를 내면서 현재는 NNN만원을 번다는 이유로 감면을 받았는데,
다음해 2024년 자료를 통해 그것이 일치하는지를 재확인하고,
일치한다면 넘어가되,
거짓이었다면 추가징수하고(중요)
혹시 더 냈다고 생각되면 돌려주겠다는 것인데요.
따라서 애매한 해촉상태에서 해촉증명서를 내는 것은
2023년 11월 현재는 일단 위험하거니와 막혔다고 보는 게 맞겠습니다.
오히려 내년에 시범적으로 강력하게 추가징수하거나 과태료 부과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부 기관의 대책은 현재 약자인 프리랜서들의 처지를 해결한다 보다는
(해촉증명서를 받지 못한다든지, 업체 잠적으로 해촉 증명이 안된다든지)
단지 재정악화를 막기 위해 해촉증명서 악용을 막겠다 쪽으로 기울어 있습니다.
따라서 유료수익이 있는 경우, 계속 일하거나 재계약할 경우, 다른 업장과 일하는 경우,
당장은 해촉증명서를 내지 않는 게 나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일 웃긴건, 모두에게 이 조정을 해주는 것이 아닙니다.
문의해보니 오직 해촉증명서 등으로 소득이 줄었다고 감면신청 한 사람에게만 재정산 한다는 것입니다.
신청 안 한 사람에게는 그냥 그대로 거두겠다는 것이네요.
따라서 해촉 상태에 있는 사람은 여전히 기존과 같이 무조건 신청하고 봐야 합니다.
그외 그나마 안전하게 해볼 수 있는 방법으로는 내년 7월 조정이 있습니다.
2023년 11월부터 추가로 나오는 부담스러운 비용에 대하여,
2024년 5월 종소세 신고를 마치고, 6월 자료로 곧바로 건보공단에 문의하는 것입니다.
소득금액증명원(2023년) 발급받아 팩스로 지사에 보내면 11월이 아니라 미리 조정이 됩니다.
7월 초 '작년 소득이 적어 건보료 조정받아야 한다. 팩스 보낸다'라고 연락하고
팩스번호 받아서 보내고 확인전화 하셔서 꼭 조정하세요.
그럼 6월 분부터 조정이 됩니다.
만약 8월 중 조정하거나 하면 7월분부터 조정되니 최대한 빨리 하는 것이 현재로는 이익입니다.
■(마지막으로..)
조정 제도 변경의 역사와 여담
사실 최근 해촉증명서로 과하게 감면받는 사람이 많아졌던 것은 공단의 업무 처리 방식 때문입니다.
기존 건강보험공단에서는 전년도에 딱 한두 달 단기 소득이 많아지기만 해도 그걸 무작정 반복적인 소득으로 간주하는 일이 많았으며, 우린 잘 모르는 게 당연하니 우리가 잘못 계산했다면 과납분은 해촉증명서를 통해 스스로 증명하라는 게 원칙이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왕창 고소득자로 잡아놓았습니다.
일단 많이 부과해놓고 '해촉증명서'로 낮추는 사람만 낮춰준다 식이었던 것입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택배기사, 학습지 교사, 방문판매원, 작가, 작곡가, 웹툰 웹소설 작가 등 기타 온갖 프리랜서들이 건보료만 나오면 여기저기 해촉증명서 떼느라 정신없었습니다. 모르는 사람은 아예 낮추지도 못하고 얼렁뚱땅 내라는대로 이상한 과납분을 납부하고요.
또 해촉증명서를 못 받아오거나 회사가 상호만 두고 사라지거나 사장이 발급을 안 해주는 경우 무조건 공단이 내라는 대로 내야했습니다.
심지어 이땐 조정 전에 잘못낸 금액을 돌려받지도 못했습니다.
상황이 이러니 점점 더 프리랜서들이 겁에 질리고 해촉증명서를 다 받아두지 않으면 큰일난다는 부분에 대해 민감해진 것이죠. 특히 인터넷이 발달하며 서로 정보 공유를 할 수 있게 되고부터는 많은 프리랜서들이 일단 뗄 수 있는 해촉증명서는 다 떼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2010년대 후반부터는 대부분의 프리랜서가 해촉증명서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는데요.
이때부터 공단이 엄살을 부리기 시작합니다. 프리랜서들이 너무 심하게 감면을 받는다! 라고요.
솔직히 이쯤 되고서야 편법이 많다, 공단의 업무가 늘어났다, 해촉증명서로 과하게 감면받는 사람들이 많다고 징징대는 공단도 잘한 건 아니라고 보여집니다. 우린 모르니까 정정 안되면 많이 받겠다, 라는 원래의 방침이 제일 기괴한 것은 아니었을까요?
어차피 지역가입자도 대개 남에게 고용되어 일하며 소득파악율이 90%이상인 상황에서 말이 안되는 일이었죠.
결국 대부분의 프리랜서들이 열심히 해촉증명서를 떼다 못해, 고소득 프리랜서들까지도 공단이 원하지 않는 선까지 계속 감면받는 상황이 벌어지고 나서야, 2023년 드디어 프리랜서들에게도 소득정산제도가 도입된 것입니다.
다만 이 또한, 소득이 크게 있었는데 단기적이라는 이유로 감면을 받아 0으로 만드는 사례를 막겠다는 의지 쪽에 치중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소득 시차로 인해 힘든 시기에 과부과 받는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해결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지속적으로 생계가 곤란한 예술인들에게는 그나마 있었던 조정 방법만 하나 사라졌다고 하겠습니다.
새 제도가 정말 공정한 정산으로 이어질지는 향후 몇 년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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