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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드 전략, 일본과 아베의 새로운 꿈 (쿼드가 무엇인가요?)

재난/해외댓글 및 정보

by 덱스트 2021. 4. 10.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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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권 때부터 씨를 뿌린 쿼드 전략이 점점 그 결실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3월 13일 쿼드 4개국의 첫 정상회의도 있었죠. 원래라면 한미일 동맹의 의제였던 북한 비핵화 문제도 쿼드 회의에서 다루었습니다. 중국은 강한 거부감을 내비쳤고, 우리는 당장 어느 쪽도 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이 쿼드라는 게 무엇일까요?

 

예전에 국가안보회의에 인도태평양조정관이 신설되고 커트 캠벨이 앉은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포스팅한 적이 있습니다. 이때도 간단히 설명했지만 이번에는 쿼드 그 자체의 기원과 일본에 대해 자세히 적어보려고 합니다.

 

 

쿼드의 발전 단계

 

* 쿼드(Quad) : 일본, 미국, 호주, 인도 4개국이 안보와 경제를 협의하는 시스템. 인도양과 태평양을 감싸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고, 트럼프 정권에서 시작해 바이든 대통령 취임과 함께 자유진영의 새로운 핵심 전략으로 부상했다.

 

1. 아베의 구상, 새로운 동맹

 

쿼드 정책이라는 단어를 구상한 것이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입니다. 거의 15년 전부터 한미일 동맹의 대안을 미리 연구해놓은 것이죠. 아베 신조 총리는 집권 내내 반중을 내세워 계속 재무장의 꿈을 꿨던 총리입니다. 일본 헌법을 개정하고, 군대를 가질 수 있는 일반 국가가 되기 위해서 강한 친미노선을 걸었습니다. 또한 장기 방위전략 계획에서 장기적으로는 미국과 협력하여 우주 분야 역량 강화를 노리길 원한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이런 외교 전략하에서는 좀 껄적지근하더라도 한일동맹, 한미일동맹을 대놓고 배반할 수는 없습니다. 때문에 아베 총리도 처음에는 한국과의 관계를 좋게 유지해보려고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아시아 전략은 아시아-태평양 사령부가 담당하고 있었고 전통적으로 미국의 아시아 정책에서 한미일 동맹은 중요한 의미를 가졌습니다. 싫든 좋은 우리는 모두 친구인 척을 해야 했다는 것이죠.

 

그러나 이 한미일 동맹에는 우리가 모두 알듯이 위태로운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역사 문제로 인해 한일관계가 주기적으로 경색국면을 맞는다는 것입니다. 어쨌든 한일은 갈등은 갈등대로 하고 동맹은 동맹대로 강조하면서 서로가 다소 이상한 외교를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2. 한일 분쟁으로 계기를 얻다

 

위안부 협의 파기와 무역 갈등, 지소미아 파기트럼프 정권 때부터 씨를 뿌린 쿼드 전략이 점점 그 결실을 보이고 있습니다.

 

위안부 협의 파기와 무역 갈등, 지소미아 파기 이후 일본은 완전히 생각이 달라진 것으로 보입니다. 일반 국민들의 여론도 완전히 반한으로 바뀝니다. 이때 한국에서는 아베가 일부러 한국과 공개분쟁을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도 있었는데, 지나서 돌아보면 맞는 분석인 듯합니다.

 

일본은 공개 갈등을 유지하고 한일관계를 경색 국면으로 유지하면서, 그것을 명분삼아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쿼드 전략을 한미일 동맹의 대안으로 밀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입장에서도 컨트롤이 쉽지 않고 주기적으로 위기를 맞는 한미일 동맹 외에 새로운 동맹 전략이 하나 있는 것은 나쁘지 않습니다. (더구나 실시간으로 한국이 이탈하는 상황에서는 더 그렇죠.) 게다가 이 쿼드 전략은 일본이 나서서 판을 다 깔아주고, 선두에 서서 반중 연대를 만들어주는 전략인데 거절할 이유가 없죠.

 

하필 갈등 국면에서 일본 주도로 시작된 쿼드라, 한국에서는 사교적으로 끼기도 어렵고, 일본의 거부도 있겠고, 또 낀다 해도 중국과의 무역량을 생각하면 보복이 두렵습니다. 이 상황에서 일본은 트럼프 정권 내내 반중 코드를 공유하며 쿼드 정책을 확실하게 밀어갑니다. 

 

그 결과,

 


 

 

 


 

쿼드 국가들과 중국은 몇 해간 거의 끝장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왜 한국이 여기 끼기 어려운지는 아시겠죠. 이런 짓을 했다간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버티기 힘듭니다.

 

그러나 문제는 한국이 발을 빼고 있는 사이 일본은 미국 내에서 '쿼드'의 활용도 및 유용성을 계속해서 어필하는 데 성공했고 (그 사이에 한일 경색 국면을 풀 이유도 없습니다. 오히려 보여주기용으로라도 유지해야 했죠.) 드디어 바이든 정부에서는 그 결실을 보기에 이르렀다는 것입니다.

 

 

3. 한국 배제, '아시아-태평양'에서 '인도-태평양'으로

 

바이든 정부의 선택 중 우리나라가 가장 주시해야할 부분이 바로 '아태'가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원래 미국의 아시아 전략에 관한 용어는 전통적으로 '아태' 즉 '아시아-태평양'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아태'가 있던 모든 자리가 '인도-태평양'으로 교체되었습니다. 즉 쿼드가 전통 한미일 동맹을 완전 교체한 것입니다.

 

일본은 최근 우리를 더 이상 파트너로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관리 또는 배제하고 싶어할 뿐이죠.

 

그리고 그런 일본이 깊게 관여한 구상인 쿼드가 새로운 미국의 동맹 정책이 되었다는 것은 미국의 동맹 구도에서 우리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국가안보회의(NSC)에 인도태평양조정관이 신설되고, 최근 동아시아 정책 담당자들은 모두 한국의 입장에 비판적입니다. 미국의 동맹이면서 미국의 편을 들지도 않고 전통적인 동맹을 중시하지도 않는다는 인상을 받았단 것이죠. 한일갈등 문제에서도 한국을 비판하는 편입니다. 이걸 단순히 현 정권이 친일이냐, 전 정권이 친일이냐, 미국이 친일이냐 반일이냐 차원에서 접근하는 건 적절치 않습니다.

 

일본은 한국의 입지를 줄이기 위해 10년 이상 새로운 동맹구도를 마련해왔습니다. 그 동안 우리는 어떤 액션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단지 우리가 원하는 대로 상황이 돌아가기만을 마냥 기대할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일본은 쿼드에 새로 참가시킬 곳으로 영국을 추천하는 중이며 우리를 원치 않습니다. 일본 특유의 이지메 전략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외교를 중시하는 바이든 정부에서 쿼드가 부상하면서 일본이 얻은 것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과의 군사적 일체화를 통한 일본 방위예산 증가(2015~2021)

-일본 항공자위대 신설 및 미일 우주부대 창설 (2021)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 "지명으로 동해 외에 일본해를 유일하게 인정한다고 밝힘"(2021.03.26)

-미국 우주사령부에 자위대 연락장교를 배치하기로 결정(2021.04.05)

-美상원, 대중 경쟁 위해 인도-태평양 군사력에 11억500만弗 투자 결정(2021.04.09)

 

아베가 꿈꿨던 숙원 사업들은 차근차근 잘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헌법 개정에만 실패했을 뿐 실질적으론 원했던 대부분의 것들을 얻어냈으며 스가 총리 역시 아베의 정책을 그대로 계승 중입니다.

 

 

쿼드 정상회담이 열리다 

 

4. 한국의 숙제

 

우리는 이제 숙제와 결정만 한가득 떠안았습니다.

 

미중 갈등 사이에서 우리는 한일 갈등이라는 또 하나의 축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미중 사이에서 실리외교를 했다는 것에 위안을 받는 사람이 많지만, 우리가 미중 사이에서 실리외교를 했다는 것은 결국 한일갈등에서는 일본의 실리를 챙겨주었다는 뜻입니다.

 

한국과 일본의 관계 악화를 두고 새 아시아 정책 담당자들은 그것이 "미국의 목적을 훼손한다"고 공통되게 말합니다. 

 

현재 구도는 점점 더 일본에 유리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모호한 입장을 취하면, 일본은 그 사이 미국과의 동맹 관계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높이고 우리의 비중을 줄일 기회를 얻습니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미중 사이에서 실리를 챙기는 사이, 일본은 아베 총리의 구상대로, 한국을 빼고 혼자서 미국의 최우선 동맹이 되어 미국이 일방적으로 일본의 손을 들어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온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일본은 이익을 취하기 시작했습니다. 동해-일본해 분쟁, 위안부 갈등, 한일 역사 갈등 등에서 미국이 일본을 더 우대한다는 신호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걸 단순히 누가 친일이냐의 문제로 보는 것은 플랫한 시각입니다. 

 

한일 양국이 지소미아 파기에 이르기까지 공개적으로 끝장 싸움을 하는 동안 서로가 서로의 승리를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지나서 보면 반일 불매, 대일 갈등을 보인 결과가 결국 일본의 이득으로 돌아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한일동맹을 저버리는 액션을 취하면 당연히 일본도 한일동맹을 깨버릴 수 있습니다. 둘의 차이는, 일본은 한국을 완전히 패싱한 다른 반중동맹을 먼저 구성하였고, 우리는 그럴 수도 없는 입장이었다는 것입니다. 바이든 정부가 쿼드 전략에 올인한 이상, 한국이 지금부터 이 구도를 뒤집기도 어렵게 되었습니다.

 

현재 바이든 정부에서 커트 캠밸이 주장하는 아시아 질서의 전략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미국은 아시아에서 멀어지지 말고 더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해야 하며, 그를 위해 아시아의 위상을 미국 정책에서 격상시켜야 한다. 둘째, 동맹국에 대한 약속들을 통해 미국의 전통적 역할을 부활시키고 중국에 대해 다면적이고 포괄적으로 접근하여야 한다.

 

따라서 바이든 정부 내내 우리는 계속해서 어떻게든 동맹 안에서의 역할을 요구받게 될 것입니다.

 

희망을 보면서도 두렵기도 합니다. 앞으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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