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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가를 위한 "점토(粘土)와 소지(素地)의 올바른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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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덱스트 2020. 5. 4.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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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crart" - 2003년 4월호, 기고글 ( 도예가 李在三 )

 



도예에 있어 [점토]와 [소지]는 무엇이 다른가?

-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요업국이라고 지목받는 3대 요인은 천연적으로 주어진 요업자원, 우리 선조들로부터 내려오는 요업(窯業)에 대한 탁월한 민족적 소양 및 풍부한 노동력 등이며, 이 가운데에서도 가장 근본적인 요인은 천연적으로 주어진 풍부하고 우수한 요업 원료이다.


즉, 카올리나이트(Kaoinite),납석,규석(silica stone),장석(feldsper),석회석(Lime stone),활석(Talk),돌로마이트(Dolomite)등과 같이 요업의 중요하고 유용한 요업원료가 질적으로 우수하고 양적으로 풍부하게 산출된다.

이와 같이 비금속 광물자원은 금속 광물과는 달리 대부분 광석 자체를 분쇄, 반죽, 성형, 소성 등의 공정을 거쳐서 제품화하기 때문에 이들 광물의 조성 및 조직(구성광물의 형태, 크기, 배열상태 등)물리적 성질, 화학적 성질 등이 최종 결과물에 크게 영향을 끼치게 된다.

따라서 도자물로써 요업원료를 사용함에 있어서는 점토나 광물의 모든 성질을 충분히 파악하는 것이 그 원료를 유효하게 이용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점토]의 분류는 채굴지나 생인(生因)으로 보면 잔류(殘留)점토(1차점토-분해된 암석부근이나 인근에 남아있는 점토)와 퇴적(堆積)점토(2차점토-바람이나 물에 의해 암석으로부터 멀리 운반되어진 점토)로 분류됨은 익히 알려진 일이다.

이러한 이유로 1차점토의 특성은 침식작용을 덜 받아 입자가 굵고, 가소성이 적으며 불순물이 거의 없어 백색을 띠고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산출되는 질 좋은 카오린(Kaolin)을 들 수 있겠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우리의 품질 좋은 카올리나이트(고령토의 일종)의 내화도는 대략1790℃(sk36)이상이며 흰색의 소성색상, 우수한 성형특성, 화학적 안정성과 높은 내화도 등으로 고급 내화물 원료로 인정받고 있다.

2차 점토는 가소성 점토라고도 하는데 보통 클레이(clay)로 불리우는 퇴적점토를 칭하는 말이다. 광물질이나 기타 유기물의 혼합되어 입자가 미세함으로 가소성이 대단히 크고 엷은 노란색이나 흰색을 띠는 결합점토이다.
접착성이 뛰어나다는 영국의 보올클레이(Ball clay)나 미국의 화산재로 형성된 벤토나이트(Bentonite), 값싼 홍콩점토 등 모두 수입에 의존하는 가소성 점토들이다.

[점토]의 중요한 성질은 요업에 있어 성형능력, 건조강도, 건조수축, 소성수축, 내화도, 소성색상 등이다.
일반적으로 성형능력을 크게 하려면 알갱이가 작아(2μ정도이하의 것)미립자가 많고(가소성 점토류),진흙의 부식산(humic acid)이 많을수록 좋다.
그러나 수축률을 적게 하려면 반대로 미세 입자의 함유량이 적어야 한다.
또한 건조강도를 크게 하려면 가소성이 풍부한 외에 입도 조성이 적당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 내화도가 높아지려면 알루미나의(카올린->알루미나 실리카의 주요 공급원)함유량이 많아야하며 염기성 성분의 양은 적어야 한다.
착색현상에 대해서는 산화철이나 산화망간과 같은 착색 산화물의 함유량도 큰 영향을 끼친다.

그러므로 점토를 요업원료로 사용할 때에는 흔히 용도를 밝혀 부르는 수가 많다.
이를테면 카올리나이트, 할로이사이트 등은 주요 구성광물 이름을 나타낸 것이지만 내화점토, 석기점토 등은 주된 용도를 밝혀 부르는 것이다.

그러므로 단일한 [점토]만으로는 도제(陶製)가 될 수 없어 다양한 점토류나 다양한 광물의 특성을 가감하여 용도에 맞추어 도자물의 태도로 사용하게 되는데 이것이 [소지]에 있어 가장 중요한 특징을 결정짓는 요소가 된다.

그 예로 국내 대표적 제품[소지]를 들어서 그 [점토]의 특징들을 나열해 보겠다.

백자소지(白磁素地) - 청·백자소지 중에서 청자소지는 취급되고 있지만 소성전,후 소결에 상관없이 백색을 띠며 대형의 물레성형이 가능한 제대로 된 백자소지는 특별 주문하지 않으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것은 백자의 원토(原土)가 지금의 대치된 저질 자기소지의 주원료인 도석(陶石)과 시장가격에 경쟁력이 없고 여기에 길들어진 도예인들이 전통 백자소지의 좋은 점을 알지 못하는데 문제가 있다.

특히 전통적으로 사용되어온 이 소지는 옛날이나 지금도 수공예적인 우수한 성형특성을 가진 소지로 Al₂O₃는 점토와 고령토에서 SiO₂는 도석과 납석(수비-水飛-소지인 경우 사토를 이용)에서, K₂O와 Na₂O는 장석에서 구하고, 태토 조성을 조절한 배합토(配合土)를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 카오린이나 점토중에서 점력 좋은 원토를 그대로 사용할 경우, 건조강도, 발색, 소성 등 흙 힘이 좋아 대형의 물레성형이 가능한 제대로 된 백자소지가 될 것이다.
이러한 유사한 백자소지의 제조법이 이미 알려져 있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여주-이천 등지의 소규모 흙 공장의 열악한 환경으로는 품질을 살리거나 좋은 전통 백자소지를 생산하여 이익이나 수요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다. 특히, 교육현장의 비 전문성에서 비롯된 산업도자나 조형도자 심지어 전통도자를 가르치면서도 점토의 그 성격을 가리지 않는 조합토(調合土)일색의 도자원료나 소지에 대한 이해 부족이 맞물려 생긴 현상이라고 본다.

자기소지(磁器素地) - 현재까지 백자소지로 잘못 알려져 엉뚱하게 사용되고 있는 이 소지는 위의 백자소지와는 그 조성이 상당히 다른 것이다.
회색 빛이나 소성과정에서 자화(磁化)하면 최종 결과물이 백색을 띠는 것으로 대부분 산업도자에 쓰이는 주입성형용 소지이다.
이는 흰색의 자기류나 장식 소품의 생산목적으로 대량생산 제품용으로 개발되어 슬립캐스팅이나 기계 가압(加壓)성형용의 산업적 생산에 알맞은 것이다.
그러므로 입도(粒度)와 가소성(可塑性)이 요구되는 물레성형이나 수공업용으로는 부적당한 소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백자소지로 가르치고 물레용으로 사용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저질 카오린을 함유한 도석(陶石:도석은 점토질의 토상 광물의 불순물 혼합형태로 광물의 이름이 아니고, 단미로 소성하여 자기화 함으로써 사용가능한 도자기의 원료)화된 원료에서 카오린을 취하고 백색도와 내화도는 B급 광물질로 해결하는 등 불순물, 돌, 이물질 등이 많아 그대로는 도저히 쓸 수 없어 볼밀(ballmill)에서 장시간 갈아 나온 경제성은 있는 결과물이다.
그러한 이유로 소지의 입자를 현미경으로 보면 완전한 구형(球形)으로 그 특성이 일목 드러나 있다.
이 소지는 방치하면 물기가 있어도 단단해지고 그러다가도 사용시 만져주면 다시 부드러워지기도 하지만 가소성이 적어 구부려 보면 부러지듯이 갈라지고 특히 물레성형시에 물기가 조금만 많아도 주저앉아 버리는 등 이것은 값싼 점토 광물인 도석(陶石)을 태토로 이용한 수비(水 )소지임을 피할 수 없다.
물론 앞서 언급하였듯 실질적인 백자소지가 거의 생산되지 않는 현실에서 최근에는 수입 가소성 점토를(볼클레이,홍콩점토)더 첨가하여 물레성형에 적합하도록 제조하여 위의 주입성형용 자기소지를 백토(白土)로 부분 개선한 제품이 나온 바는 있다.

옹기토(甕器土) - 이것은 적당량의 철분을 함유한 불순물이 많은 점토질 광물을 분쇄하여 단순 포장이나 가공한 형태로 제품화되고 있는데 원래는 수비과정이 거의 없는 산지 채굴상태 그대로의 생점토(生粘土)형태가 대부분이었다.
다시말해 이것은 가공 배합소지가 아닌 2차점토와 광물이 뒤섞인 형태로 채굴되는 황토(黃土)류의 결합점토(結合粘土)이다. 국토 전역에서 산출되는데 철분이나 불순물이 많아 고급식기류에는 사용할 수 없어 질이 낮다고 하지만 이것은 우리나라 가소성 점토의 대표적 형태로 소결범위가 넓고 수공예적 가공성이 풍부한 이유로 옹기(甕器)제작에는 필수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조소용(彫塑用)이나 테라코타(Terracotta)용으로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질 좋은 카올린계(일명 고령토) 광물은 많이 산출되지만 철분이나 불순물이 적으면서도 백색도가 뛰어난 질 좋은 2차점토(가소성 점토, ball clay,plastic clay)는 발굴되지 않아 도자공업에 지장이 많다. 대부분의 도자공예품을 만드는 소지에 가소성 점토의 요구가 많아 수입에 거의 전량을 의존하고 있는것도 이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우리의 옹기토에 대하여 백색도를 보강하는 방법, 혼합점토의 연구, 카올린을 태토로 하는 불심?좋은 전통 백자소지의 생산은 더욱 아쉬운 실정이다.

산청토(山淸土) -경남 산청군의 지명을 칭한 것으로 80년대 말 한때는 이곳의 산지의 광산개발은 대단한 붐을 일으켰었다. 이것은 당시에 대학의 오브제 조형의 확산으로 그만큼 일반 도자용 소지로는(청자,백자,분청,자기소지) 성형에 어려움이 있어 조형도자를 위한 잘 깨지지 않는 조형점토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겪던 일이다. 즉, 점도 높은 가소성을 가진 지표면의 점토에 수축력이 적은 광물질인 규사질 혼합(모암에서 자연풍화가 진행되는 점토광물의 형태와 1차에서 2차점토의 변화과정에서 생긴 점토류의 집합체-수비 안된 카올린류)점토로 이루어져 수축이 적고 소성에도 잘 견디며 점력까지 좋아 개발가치가 많았다.
그러나 이것도 위의 옹기토와 비슷한 자연 채굴토의 성격인데 산지마다 조금씩 다르고 같은 채굴지 안에서도 그 성상이나 분포도가 달라 주요 성분이(특히 철분-요업원료의 품질을 좌우하고 백색도 즉 발색에 영향이 가장 큰 성분)일정하지 못한 점으로 산청소지의 채굴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면 사용하기에 까다로운 점도 없지 않았다.
지금은 이러한 점토류의 지칭어가 되어버린 경남 산청군일대의 산지는 거의 고갈되어 가고 있지만 이 같은 수요가 있는 한 여타지역에서도 산청점토라는 이름으로 발굴하여 보급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수입에 의존하는 가소성 점토류도 좋지만 여기에 못지 않은 산청 점토류는 우리의 대표적 가소성 점토인 옹기토와 카오린(백토 원토로 사용되는 있는 B급 카오린)의 혼합토라고 보면 가장 적절할 것이다. 그러므로 산청토와 같은 조형성있는 점토의 대안으로 옹기토류 또한 카오린의 조절에 따라 밝은 색도 가능함으로 조형작품이나 분청에 활용하는 등 이의 적절한 응용이 도예계 전반에 요망된다고 하겠다.

조합토(調合土) - 주로 소성 후 미색을 띠는 조형용 소지로 산청토 이외에는 선택의 대안이 없는 시점이라 전공자들의 오브제 성형으로 학교실습의 기본소지가 되다시피 하였다. 외국 석기용 소지가 국내 원료와 배합된 것으로 "조합토"라는 점토류로 지칭하기보다는 [조합소지]라는 말이 더 적절할 것이다.
산청토와 굳이 다른점이 있다면 백색도가 나은 것 즉 순수한 백색은 아닌 불순물(의도하여 첨가하지 않은 모든 불필요한 성분)은 많았지만 발색은 산청토보다 나은 점도 있고 또 일정했다고 볼 수 있다.
산청토와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겠지만 가소성과 점성도가 뛰어난 반면 수축이 적어 큰 기물을 만들 수 있는 [소지]라는 점에서는 공통사항인 반면에 조합토는 샤모트(chamotte)의 첨가로 인한 단점이 큰 문제로 지적되었다. 우선 샤모트의 입자가 산청토보다 표면 긁힘이 크고 소지와 유약의 장력과 수축비율이 크게 달라 피일링(Peeling)현상으로 유약이나 안료의 융착이 어렵다.
이러한 소지에 맞는 일부의 사용 가능한 유약이 있다 하여도 무기재료의 특성상 소결 후 팽창계수가 크게 달라 시간이 지나면 소지에서 유약이나 안료가 떨어져나가는 현상이 생긴다.

다음으로는 소지(素地)자체의 문제인데 조성 성분을 보면 요업 내화물과 흡사하나 사용용도가 수공제작물 용도로 사용되고 있고 내화물의 제작법과는 다른 방법이며 내화물 소결도보다도 낮은 공예품(조형도자)가공을위한 제작으로 전혀 다른 요업 특성적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다시 말해 내화물(Sagger)은 소결온도가 공예도자보다 크게 높을뿐만 아니라 소결물의 성형이 주로 가압형태로 소지의 치밀도가 큰 반면에 이것이 도예용일 경우 가소성을 이용하여 수공성형방법을 사용함으로 이는 자화(磁化)되어도 치밀도(緻密度)가 약한 만큼 작은 충격에도 금이 쉽게 갈 수 있다.
또한 점토의 소결만으로 샤모트를 묶어두는 형태라 이것은 유약과 마찬가지로 소지의 구조성분이 불완전 융착과 부분 소결로 흡수율이 높아 수분침투가 생기면 시멘트와 같은 형태로 분해 파손되므로 특히 장시간 환경에 노출되어야 하는 도자조형 오브제나 도자 환경조형물에는 적합하지 않다.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몇몇 유사제품이 나오기도 했지만 샤모트 대신 자체 제품원료의 수비과정에서 생긴 부산물을 활용한 것이나 내화토(耐火土)와 샤모트를 일부 대치한 차이가 있을 뿐 제반 문제점들을 크게 개선하지는 못하였다.
이 소지의 특징에서 볼때 샤모트에다 점성이 강한 가소성 점토 등을 결합제로 넣어 성형하는 산업체의 샤모트질 내화갑(耐火匣)재료나 두꺼운 도기제품의 생산 등에 사용하듯 내화물 소지와 그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내화갑 사진첨부)
이를 통한 소지에 대한 결론적 의미를 하나 덧붙여 본다면 가소성이나 점력을 요구하면 할수록 건조수축이나 소성수축(燒成收縮)이 반드시 크질 수밖에 없는 비례적 현상이 문제로 동반된다. 이것은 소성이라는 열처리 과정을 거치는 요업원료의 특수성이 갖는 [필요 불가결한 요업의 딜레마]라고 보면 된다.
그러므로 이러한 극단적 두가지 요소를 동시에 만족하는 요업원료나 도예용 소지는 있을 수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유는 앞서 나열된 많은 설명들로 이미 이해되리라 보여지며 이 때문에 요업이나 도자산업용 소지에 있어서는 수축이 적을수록 건조나 소성의 변형이나 파손 등 불량률이 훨씬 적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산업체의 소지는 미세 사모트뿐만 아니라 첨가물(점토질을 내화토,규회석,납석,등 광물질로 대체함)을 통해 수축을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가소성을 포기?하는 방법이 시도되어 왔다.

일종의 기계적 가압성형이며 더 극단적으로는 건식 성형법 등의 다양한 요업장식 성형법들도 점토의 가소성(또는 일종의 점력)을 잃음으로써 얻어지는 것이라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도예가(陶藝家)에게 흙[소지]만큼 중요한 재료는 없다. - 십수년 전 첫 도벽(陶瓷壁畵)을 의뢰 받았을 때 제일 먼저 한 고민한 일이 있는데 사용할 태토(態土)가 마땅한 것이 없다는 것이었다. 당시는 청자토와 사토질이 많은 백토 원토를 구해다가 여기에 점토질 광물인 납석과 혼합하여 사용했었다.(첨부사진 참고) 이러한 점토는 건조수축이 적고 불에 견디는 힘이 좋으며 점력이 강하여 조형작업에 적당한 소지였다고 기억된다.
지금의 도벽이나 도자환경조형물 제작시에도 산청점토,청-백자토나 보은점토 등의 장단점을 혼합한 환경조형용 혼합토를 그때 그때 거의 주문하여 발색도와 내화도를 저울질하면서 사용하고 있다.
역시 단점이라면 철분이 많이 섞여 있어 붉은 바탕으로 안료나 유약의 효과적 표현이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백토 원토를(카올린)혼합하여 백색도를 조절하거나 화장토를 사용하는 등 소지 자체의 질감에 엷은 붉은 색감들을 조금씩 남겨 오히려 효과적일 때가 더 많다.
더구나 이러한 혼합토는 발색도나 소결범위가 넓은 탓에 대략적인 소지조합비(%)만으로 용도에 근접한 소지를 만들 수 있어 지금까지도 대형의 도자부조로 벽화 위주의 작업을 하지만 큰 불편은 없다.
제한된 지면으로 각설하고.. 암튼 도예가의 개성과 그가 다루는 점토, 재료, 유약 등 재료의 속성에 따른 문화적 배경과 소성방법 등 개개의 작가로서 표현되어지는 작품의 결과가 인간이 흙을 다루게 되는 도예(陶藝)의 본질적 특성이 아니겠는가?
따라서 기술적인 제작과정과 재료가 이것을 가지고 예술가가 표현하고자하는 그 무엇과 분리된 별개의 영역이 아니라는 것은 도자의 제작에 대한 올바르고 적절한 견해이다. 즉, 재료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내는 것만이 그 재료로써 무엇을 표현할 수 있는가의 첩경(捷徑)이 된다고 본다.
1930-40년대 활약했던 유명한 도예가 마이클 카튜의 한 시대의 글을 빌리면 이렇다. "만일 의식용 술잔을 만들기 위한 점토가 올바르게 취급되지 않았다면, 아무리 많은 정성을 기울였더라도 그것은 말짱 헛것이 되어 아주 추악한 제품이 되어 나올 것이다.(정성을 기울이면 기울일수록 더욱 추악하게된다.)
디자인만으로 실용적인 물건에 아름다움을 부여할 수 없다. 이는 실용적인 물건의 타고난 권리이다. 만일 이러한 물건이 올바르게 제작되어야할 권리가 없다면, 그것을 아름답게 할 방안은 아무 것도 없다."(도자예술의 새로운 시각, 가드클락 저, p155)
그러므로 재료의 개발이 극에 달한 오늘날에도 다양한 도제(陶製)의 분류속에서 모든 용도에 적합한 일괄된 소지(素地)가 있을 수 없는 것처럼 기존의 제품화된 소지의 경우와 같이 몇 가지 특징이라도 올바르게 이해하여 사용토록 해야한다.
따라서 이러한 적합한 재료를 선택하려는 노력과 의지, 이것이야말로 흙과 불로 다루는 도예가나 작인(作人)으로서 가장 중요한 공예미학의 가치를 결정짓는 첫 발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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