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가해자 참교육 방법과 리스크, 보복, 복수 관련 판례 등

 

※이 글은 지난번 포스팅에서 이어집니다.

 

우리는 이제 층간소음에는 참지 않고 즉시 보복, 항의를 해야만 우리의 소중한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안 그러면 호르몬 각성 상태의 지속으로 반드시 불면, 두통, 무기력 등 가벼운 증상에서부터 큰 병에까지 이어질 거라는 것도 압니다.

 

귀트임은 신체의 스트레스 각성 반응인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스트레스를 줄이려면 적절하게 공격해서 해소해야 된다는 것도요. 

 

지난글 https://easygoingway.tistory.com/590

층간소음은 왜 사람을 점점 더 예민하게 만들까? 귀트임 없애는 법

 

그런데 가해자를 공격하는 방법도 문제입니다. 어디까지 되고 어디부터 안 될까요.

기존에 층간소음 피해를 당하시는 분들은 이미 윗층 사람을 죽이기 위해 온갖 것을 검색해 보셨을 것입니다. 

그래도 간단하게 정리하겠습니다. 

 

1. 윗집을 공격할 때 내가 감당해야 하는 리스크, 처벌 

 

공격에 여러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다들 잘 아는게 우퍼스피커, 쉐이크 본 등 골전도 스피커 사용이죠.

소리지르기, 천장 치기, 쪽지 붙이기 등도 있겠네요.

그럼 현행법상 어디까지가 합법일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항의 방문, 지속성 있는 쪽지붙이기, 우퍼 등 스피커 사용은 불법입니다.

내 집에서 소리지르기, 천장 치기, 문자나 전화 연락은 합법입니다. (서울 중앙지법 민사합의 51부)

즉시 항의에는 주로 후자를 활용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2021년 10월부터 시행되는 스토킹법을 통해, 사적 인간관계에 대한 경찰권 행사가 증가하게 되었는데요.

지난 13일 경찰소통포럼에서 공유된 스토킹처벌법의 적용범위와 주요 업무절차를 보면, 앞으로는 층간소음 시비로 상대방 세대 출입문에 메모 부착, 우퍼 설치 등도 경찰권으로 개입한다고 합니다. 

아랫층으로서는 제일 큰 대응법이 사라진 셈이죠.

 

물론 문을 열어주지 않고 우퍼를 해체하면 실제로 처벌까지 가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고, 기존까지는 우퍼스피커로 아이 울음 소리를 트는 등 독특한 경우를 빼면 조사 및 처벌은 없었습니다만

2020년 8월자로 민사소송을 통해, 우퍼스피커 보복 손배소에서 아랫집이 3000만원 배상하라는 판결이 떨어진 적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판사들은 층간소음 피해자에게는 늘 전혀 이입을 못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방어를 위해서는 미리 다른 이웃과 이 문제를 이야기해두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최대한 여러 이웃과 대화하고 같은 결론을 내리고, 항의시에도 대표로 항의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그러나, 윗집을 설득하는 것은 여전히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대화를 통해 소음을 없앨 수 있다면 가장 원만하고 좋은 방법이겠습니다만,

윗층에 올라가 위협하는 그 자체도 스토킹으로 보겠다는 법이 생긴 이상 이제 설득도 큰 의미가 없습니다.

쪽지를 지속적으로 붙인다면 이제 그 또한 스토킹법으로 처벌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저는 우퍼나 골전도 스피커 복수가 효과는 있다고 생각하는 편인데요.

어지간하면 우퍼 보복은 앞으로도 아랫층 처벌 사례만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우퍼 관련 소송에서 지거나, 조사를 받은 사람들의 사례에서 무엇이 문제였는지 요약해두겠습니다.

 

문제를 잘 살펴보면 어떻게 하면 문제 없이 항의할 수 있을지 알 수 있으니까요.

 

(1) 보복 스피커(우퍼)설치로 조사받은 40대 남성 - 청주시 청원구 사건

이분은 아기 울음소리, 망치 두드리는 소리, 세탁기 소리를 자동재생으로 설정하고 출근하였습니다. 위층은 "아기를 세탁기에 넣고 돌리는 것같은 소리가 난다"라며 소음이 아닌 '아동학대 의심'으로 신고를 하였고, 그래서 경찰관은 집주인이 없을 때 집 안에 문을 따고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경찰은 천장의 대형 우퍼 스피커를 확인하게 되었고, 이점이 증거가 되어 '고의'로 '보복성'으로 큰 소리를 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따라서 경찰은 폭행 혐의로 이분을 불구속 입건하게 되었습니다.

 

(2) 보복 우퍼 달았다가 3천만원 배상한 아랫집 부부 - 인천지방법원 판결

2018년 인천 서구의 한 부부는 층간소음으로 수십 차례 윗층을 경찰 신고하였습니다. 신고 기록이 경찰에 수십 차례 남게 되었겠죠. 그 이후 우퍼 스피커를 달았습니다. 그러나 윗층은 소음을 낸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또 불안장애, 우울증 진단을 받고 이사까지 갔는데요. 이후 아랫층에 손해배상소송을 냈습니다.

 

윗층이 승소에 이르게 된 증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오히려 아랫층에서 지속적으로 소음과 진동이 들렸다는 이웃들의 진술서

2. 윗층에서 경찰에 신고를 했을 때 아랫층에서 우퍼 소리가 들리는 중이었다는 진술

3. 윗층 부부가 같은 아파트 다른 동에서 살던 4년간 소음문제가 없었다는 이웃들의 진술

4. 윗층 부부가 집에 없었을 때 층간 소음 신고한 기록(습관성 민원)

5. 윗층 부부가 이사간 후로도 아랫층의 신고가 지속됨

 

법원은 위자료로 윗층 부부에게 각5백만원을 배상할것, 이사가서 낸 집세(2019년 1월~2020년 2월)인 월세 1960만원 배상, 위자료+집세+법정이자=3천만원 이상, 또한 앞으로 우퍼 복수를 할때마다 회당 50만원을 물어내라는 '간접강제' 명령으로 이어졌습니다. 즉, 증거를 누가 얼마나 수집하느냐에 있어서 결과가 크게 갈리게 되었습니다.

 

아랫층 입장에서는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 의 상담신청 기록 만들어두기(솔직히 실제 도움은 전혀 안 됩니다), 현장진단 서비스 신청 통하여 소음측정 받아두기, 우편 발송 등 사전 준비 및 갈등 해결을 위한 노력이 부족한 경우 패소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경찰이 방문했을 때 우퍼를 설치중인 부분, 본인이 우퍼 설치했음을 인정하는 부분은 늘 패소로 이어집니다.

 

 

2. 소음충은 교육할 수 없다

 

원래도 층간소음충을 설득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인데요. 그건 왜 그런지도 알아보겠습니다.

 

설득하거나 쪽지를 붙였을 때 소리를 줄이는 사람보다는 화가 나서 반발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해가 안 될만큼 뻔뻔하게 나오기도 합니다. 

 

이것은 또 심리적으로 사람의 인상 관리, 수치심(shame)과 연관이 있는데요.

쉽게 말해 인간은 타인에게 좋게 보이느냐, 나쁘게 보이느냐를 늘 신경쓰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층간 소음으로 이웃이 내게 항의를 하고 부끄러움을 주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칩니다.

내가 남에게 나쁘게 보이는 사태, 즉 나의 자기인식과 남의 내 인식 사이에 모순이 생기고 위협이 발생했습니다.

이 경우 사람은 다섯 가지 방어 사고를 합니다.

 

부정 : 발생한 사태가 별것도 아니라고 부정하기
재구성 : 사태의 발생까지는 인정하지만 부정적인 일은 아니라고 결과를 재해석하는 것
분리 : 자신이 사태의 원인이 아니라고 분리하는 것, 다른 희생양을 지명하거나 실패 집단으로부터 발을 빼는 등 거리를 두기도 한다.
정당화 :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한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 불가피한 상황이었으므로 자신의 행동은 옳았다고 생각한다.
변명 : 책임은 인정하지만 상황을 탓하며 정상참작을 주장하는 행위

 

소음충들의 반응이 하나하나 생각나시나요?

 

무슨 소리가 났다고 그래? 난 안 냈어(부정)

내가 실수했다기보다는 아니라 아랫층이 예민한 거야, 아랫층 사람의 태도가 더 소름끼쳐 (재구성)

따지자면 집을 잘못 지었어, 시공사 잘못을 내가 어떻게 할 수는 없지 (분리)

늦게 퇴근하는데 씻지도 말라는 거야? 매트를 깔았는데 소리가 나는데 어떡해<실은 미친놈처럼 뛰긴했음 (정당화)

아이가 어리니까 어쩔 수 없죠. 그것도 못 봐주시나요. 너무 야박하네요 (변명)

 

이런 심리상태를 하나 이상 겪습니다.

 

또 좋게 항의해도 수치심은 다 겪기 마련이며,

강한 항의를 하면 극도의 위협을 느껴 더한 정신승리를 한답니다.

그럼 곧 그들은 정신승리의 다섯 스텝을 다 겪고 완전체로 진화합니다. 

 

슬리퍼를 선물하거나, 음식을 사 바치는 건 상대의 수치심을 완화해준다는 면에서는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좋게 얘기했는데도 먹히지 않는다면 그때부터는 더 강한 설득은 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치심을 자극할 수록 인간의 방어 반응이 더 강해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전쟁을 시작하기 전, 메세지를 남기고 싶다면 다음 구성을 고려하세요.

 

1. 상황에 대한 간략한 설명 (수동 공격, 비꼬기, 비난을 섞지 않아야 합니다.)

2. 소음을 줄이기 위해 내가 시도한 방법을 설명하기

3. 상대(또는 관리자)가 나를 도울 수 있는 방법

 

으로 짧게 쓰고,

관리자를 통해 전달하거나 우편함을 통해 비공개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평화로운 설득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듣지 않는다면 포기하세요.

이사 가거나 되갚거나 이제 둘 밖에 없습니다. 

 

 

3. 마지막으로

 

층간소음을 겪는 사람은 빠르든 느리든 건강 문제를 겪게 됩니다.

 

귀트임은 우리의 가장 정확한 스트레스 반응입니다.

내 몸이 스트레스 호르몬에 잠식된 순간 시각과 청각이 폭발적으로 올라가는데

그 괴로운 긴장 상황이 만성이 된 것, 그게 귀트임입니다.

 

중요한 것은 나의 공격성을 잘 해소하는 것으로 원인의 해소가 불가능하다면 

오직 원인을 향해 즉각적으로 공격성을 발휘하는 것만이 도움이 됩니다.

 

이웃의 차량에 테러를 했던 판사와,

층간소음에 못 견뎌 가스를 폭발시킨 사람,

칼부림을 한 수많은 사람들.. 다 참았다고 말합니다.

참다 보면 결국 참을 수 없는 순간이 옵니다. 

 

그 상황에 이르기 전에 우리는 이 상황을 빠져나가거나(이사 가기)

긴장을 적절하게 해소해야 하는데요.

 

운동 등으로 간접 해소한다고 될일이 아니라..

정확히 원인을 향해(소음을 낸 사람, 그 집) 합법의 선 안에서 늘 즉각 반응을 돌려주시는 게 건강에는 큰 도움이 됩니다. 

 

소리를 지르는 나, 막 천장을 두드리는 나, 욕을 하는 나

처음 터지고 나면 미친 것 같고 스스로 자괴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행동은 정상입니다.

해당 반응을 유발한 것은 상대이며 이것이 정상적 반응입니다.

인내가 신체적으로는 오히려 비정상반응이라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가해자의 말을 진지하게 듣거나 상처받지 마세요.

가해자는 수치심에 방어 반응, 정신승리로 상대를 공격하는 것입니다.

 

당신은 과민하지 않습니다.

지극히 정상적 신체 반응을 느끼고 있는 것입니다.